글의 하단에는 혐오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.
기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활용하고, "감정"과 "오감" 같은 요소들을 함께 연상하는 게 중요하다. 단순히 단어 하나만 떠올리는 게 아니라 그 단어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과 감각들을 같이 기억하는 것이 핵심이다. 예를 들어, '신문'이라는 단어를 기억할 때, 그냥 현관 앞에 놓인 신문만 떠올리는 게 아니라, 그날 비가 와서 신문이 젖어 불쾌했던 기억, 종이가 젖어서 찢어지던 느낌, 비 오는 날의 냄새와 찝찝한 습도까지 함께 떠올리는 것이다. 이렇게 하면 단어 하나가 머릿속에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다.
신문이라는 단어 하나쯤은 그냥 외우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. 아마 한국 사람이라면 "시장에 가면~"이라는 게임을 해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. 이 게임은 보통 7개의 단어를 넘어가면 이전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는 "매직넘버 7(±2)"이라는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. 하지만 익숙한 장소에 위에서 말한 이미지들을 적용시켜 순서와 함께 기억한다면 매직넘버 7을 극복할 수 있다.
예를 들어, 시장에 갔을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단어들을 연상하는 것이다.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과일 가게, 그 앞에 놓인 빨간 사과의 색깔과 달콤한 향기, 과일을 고르던 중 느꼈던 손의 촉감 등을 기억해 보는 것이다. 그런 다음, 다음 가게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순서에 맞는 단어들을 떠올리면 된다. 이렇게 하면 단어들을 이미지와 함께 기억할 수 있어서 훨씬 효과적이다. 단, 시장에 대한 확실한 경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무니 다른 기억의 궁전을 활용할 수도 있다.
또 하나의 방법은, 평소에 자주 다니는 경로를 이용해 기억하는 것이다. 예를 들어,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있는 건물이나 풍경들을 이용해서 단어를 연상하는 것이다. 집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큰 나무에 붉은 사과 한 개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고 탐스럽게 생긴 모양에 향기로운 향까지 임의로 떠올리는 것이다. 그 다음에 있는 편의점, 편의점에 보통 생선이 있을 리는 없다. 그러나 기억의 궁전에선 이런 현실성은 중요하지 않다. 오히려 자극적인 이미지일수록 기억이 잘 될 뿐더러 이미지를 배경과 융합시키기도 수월하다.
요약하자면 기억의 궁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. 단어를 단순히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, 그 단어와 관련된 생생한 이미지와 감정을 함께 연상하면 훨씬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. 속는 셈 치고 한번 따라 해보면 10개 정도의 단어는 쉽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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